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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항상 가고 싶은 곳이 있다. 일렁이는 파도와 꼿꼿하게 자리를 지키는 바위의 타격 음이 들리는 곳, 무리 지은 갈매기가 떼창을 부르는 곳, 정처 없이 떠도는 바람이 부딪쳐 시원한 마찰음을 내는 곳, 여름 바다다. 버스커버스커가 목놓아 불렀던 밤바다의 도시 여수, 그곳에 몸을 맡겼다. 몇 년 전인가 들렀던 여수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 다시 찾기로 마음먹고 필수 코스를 정해뒀다. 동백꽃의 전설이 묻혀있는 오동도, 여수 바다를 내려다볼 해상 케이블카, 일출과 일몰의 낙원 향일암이다. 첫걸음은 돌산공원에 디뎠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를 타기 위한 곳이다.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돌산공원과 오동도를 잇는다. 양쪽 어디서 타도 상관없다. 편도로 돌산공원과 오동도를 여행해도 상관없고 왕복으로 다녀와도 상관없다. 여수..

여행을 계획하길 몇 날 며칠, 문뜩 떠오른 곳이 단양이다. 단양이 머릿속에 떠오른 계기는 단순했다. 지방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정표에 적힌 '단양'이란 단 두 글자였다. 단양엔 뭐가 있지? 싶은 호기심이 단양으로 이끌었다. 그땐 미처 알지 못했다. 단양이란 지역이 이렇게 힘이 나는 곳인 줄 말이다. 근심 걱정을 내려놓는 곳 '사인암' 단양 여행의 첫 번째 코스는 사인암이다. 단양 8경 중 다섯 번째에 속하며 기암과 계곡이 만나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고려 유학자 우탁 선생이 임금을 보필하는 직책인 정 4품 ''사인(舍人)''이라는 벼슬을 지냈고 이후 그의 고향인 단양 땅으로 낙향하여 이곳에 머물며 후학을 가르쳤다. 그로 인해 사인암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사인암 앞으로 계곡 운선구곡에 시원..

간이역에서 보통역으로, 보통역에서 다시 간이역으로, 끝내 폐역으로 생을 마감한 기차역이 능내역이다. 인스타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는 핫한 포토스팟으로 각광받는다. 매번 능내역 옆길을 달려 지나갔지만 한 번도 들러본 적 없었다. 관심이 없던 것도 있지만 그곳에 능내역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그만큼 외져있다. 내비게이션(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다산로 566-5)이 없다면 쉽게 찾지도 못했을 테다. 능내역은 1956년부터 2008년까지 운영됐다. 현재는 관광 차원에서 찾아오는 손님들과 자전거 라이더들의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응답하라 6070에 나올법한 분위기와 옛스러움이 운치 있다. 영화 세트장 같은 분위기 탓에 많은 이들이 찾는 걸지로 모르겠다. 허름하게 자리 잡은 나무 의자, 찬 바람에 삐걱삐걱 음산..

부모를 원망하는 것만큼 바보 같은 짓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부모를 원망해도 고개를 끄덕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바로 탈모다. 누군가 탈모 치료제를 만들어낸다면 인류 역사상 최고의 업적이 될 거라 말했고, 노벨상은 따놓은 당상이 말했다. 그만큼 탈모는 인류의 최대 숙제다. 아직 세상엔 완벽한, 완전한 탈모 치료제가 나오지 않았다. 탈모를 늦추거나 모발을 강화하거나, 혹은 이식과 가발로 대체하고 있다. 어느덧 내게도 탈모 고민이 찾아왔다. 유전적으로 반쯤 벗겨질 위험이 다분하다. 탈모 샴푸, 기능성 의약품 등 상술인 걸 알면서도 머리에 투자했다. 효과? 글쎄, 여전히 탈모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엔 질병 예방이나 의약품은 아니지만 기능성 화장품으로 만들어진 테라픽 프리미엄 토탈 헤어 토닉을 사용한..

나의 20대와 30대는 종로에서 꽃을 피웠다. 인사동에서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다채로움을 경험했고, 낙원상가를 둘러보며 소리에 귀를 떴다. 민들레영토에서 소개팅을 하고 피아노거리에서 처음으로 손을 잡았다. 연인과 손잡고 데이트를 즐기러 찾았던 곳, 종로 3가에 자리한 서울극장이다. 대로변 뒤쪽에 숨은 한적함이 좋았다. 영화사의 과거와 포트폴리오가 늘어선 모습에서 겪어보지 않은 향수를 느꼈다. 그렇게 영화 데이트를 할 때면 서울극장을 찾았다. 늦은 저녁 영화 감상을 마치고 나올때면 종로 3가의 포장마차에서 소주 한잔 기울이며 도란도란 대화 꽃을 피웠더랬다. 그 특유의 분위기가 좋았다. 달이 가고 해가 지나며 혼자가 됐을때도 서울극장을 찾았다. 여전히 한적했다. 2008년 단성사가 문을 닫고 피카디리극장은 ..

찬란했던 고등학생 시절, 나를 초라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빌어먹을 여드름과 피부 트러블이다. 유독 피부가 약했던 탓에 피부과 VIP로 대접받았다. 남자는 피부 좀 안 좋아도 돼~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던 과거는 결국 흑역사만 생성했다. 줄기차게 여고생에게 차이는 역사를 말이다. 성인 남성들이 위협받는 피부 트러블로 면도를 꼽을 수 있다. 매일 피부에 칼질을 헤대니 위협적일 수밖에. 20살 초반, 탱탱한 피부와 젊음을 믿고 비누 거품이나 클렌징 폼으로 면도를 한다. 면도 후에 따가움, 붉은 반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각질층이 과도하게 떨어져 나갈 경우 부어오르기도 한다. 그럴 때쯤이면 면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피부를 지키면서 면도를 해야겠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깔끔하게 면도를 도와주는 쉐..

1.5톤의 금괴가 아무도 모르게 묻혀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연히 슬쩍할 테지. 근데 자꾸 사람들이 방해를 한다. 거기다 금괴 존재를 아는 사람도 늘어만 간다. 뭔 소리냐고? 얼마 전 송중기가 주연으로 나온 드라마 빈센조 얘기다. 빈센조 까사노가 금괴를 찾기 위해 숨어든 곳이 금가 프라자, 금가 프라자는 종로에 위치해있다. 바로 세운상가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연식 좀 드신 분들이 기억하는 세운상가는 영화 산업의 메카로 인식한다. 영화 제작에 필요한 조명과 비디오 기기 등이 즐비했던 곳이다. 지금도 그 명맥은 이어가고 있다. 세운상가가 최근 다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이유? 빈센조 덕도 있지만 트렌드에 맞게 옷을 갈아입은 효과가 컸다. 기존 판매상으로 유지됐던 상가가 이젠 관광지로서 각광받는다. ..

차를 몰고 지나가던 중 내눈을 사로 잡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소백산 생 동동주다. 뼛속까지 한국인답게 평소부터 술을 즐겨왔기에 호기심이 생겼다. 특히나 내가 좋아하는 막걸린데 그냥 갈 수가 있나? 곧바로 소백산 생막걸리는 집어들었다. '청와대 만찬주로 유명한 대강막걸리'라는 문구가 떡하니 걸려있다. 대강막걸리, 맞다.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했다고 알려진 그 막걸리다. 대강 막걸리는 대강양조장에서 만들어져 붙여진 이름으로 소백산 막걸리뿐 아니라 검은 콩 막걸리도 만들어낸다. 1919년부터 술을 빚어낸 양조장이라고 하니 괜히 깊이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푸근한 인상의 옆집 아저씨 몸매를 가진 1,700ml 소백산 생 동동주 도수는 약 6%다. 용두산 지하 150m에서 탄산천연수로 빚었다고 하는데, 탄산끼가 있..